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준비하자.! 뭐든..

돈키호테007 2023. 3. 5. 11:36

준비가 없으면 계절이 계절을 만나도
변신이 일어나지 않습니다.

준비된 자만이 계절을 만나서
시절 인연을 만나서 변신을 이룰 수 있습니다.
복사꽃은 멀리서 바라 볼 때가 환상적이고

배꽃은 가까이서 보아야
그 꽃의 자태를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.

매화는 반만 피었을 때 남은 여백의 운치가 있고
벗꽃은 남김없이 활짝 피어 나야 여한이 없습니다.
복사꽃은 가까이서 보면 비본질적 요소 때문에
본질이 가려 집니다.

그래서 복사꽃은멀리서 보아야
분홍빛이 지닌 그 봄날의 환상적인 분위기를
누릴 수가 있습니다.

배꽃은 가까이서 보아야
배꽃이 지닌 그 맑음과 뚜렷한 윤곽을
분명하게 느낄수 있습니다.
이와 같은 견해는

꽃이나 사물만이 아니라
인간사도 마찬가지 입니다.
멀리 두고 그리워하는 사이가 좋을 때도 있고


아무리 좋은 친구라 할지라도
늘 한데 엉겨 있으면 일에 범속해지고
시들해 지기 마련 입니다.

때로는 그립고 아쉬움이 받쳐 주어야
그 우정이 시들지 않습니다.
그 절에, 그 교회의 신자가 될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.
분명히 알아 두십시오.

무엇 때문에 절에 나가는 지
무엇 때문에 교회 나가는 지

그때 그때 냉엄히 물어야 합니다.
우리가 의지하고 기댈 것은
자기 자신, 본질적인 자아예요.

자기 자신과 진리밖에 없다는 거예요.
각자 이 험난한 세월을 살아 오면서
참고 견디면서 가꾼 그 씨앗을

이 봄날에 활짝 피워 보기 바랍니다.
거룩한 침묵을 통해서 듣기 바랍니다.      -법정스님-